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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changnight
    2017년 7월 24일

    여덟 빛깔 밤놀이, 문화재 고창야행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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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 2017년 7월 24일

    문화재고창야행 지상중계 ②

     

    < 고창야행추진단 회의 >

     

    매주 월요일 오전 9시 어김없이 문화재 고창야행 추진단 회의가 열린다. 고창읍성 관광안내소 한켠에 자리잡은 작은 회의실이다. 벽 한쪽에 화이트보드 스케줄러에는 이제 저물어가는 6월 한달, 추진단이 걸어온 발자취로 차고 넘친다. “우리가 9월 고창야행을 향해 걸어가는 길은, 이전에 없던 길입니다. 지역이 품은 가치를 지역민 스스로 찾고 다듬어 세상에 내놓는 일입니다. 우리 스스로 문화기획자로 거듭나는 길이기도 합니다.” 지난 한주간의 진행상황, 다가올 한주동안 해야할 일들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며 하나하나 결론을 지어가며 회의를 마치고는 추진단장을 맡은 설태종 고창오거리당산제보존회 회장의 말이다. 추진단은 무대장치며, 극에 필요한 소품이며, 비품 하나하나며를 외부 업체에 맡기지 않고 보존회원이 운영하는 업체를 통해 제작 진행하고 있다. 더디고 심심찮게 오류도 생긴다. 그런데 이렇게 더디고 서툴러도 길게 보아 고창문화역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곧장’ 간다. 회원들의 문화기획 역량을 키우는 일에 더해, 지역에 돈이 도는 중요한 순환역할도 피어난다. 지역의 축제가 지역 역량, 지역경제와 상관없이 준비되는 일이 허다한데, 그에 대한 대안이기도 하다. 마땅한 일이다.

    6월을 마치는 마지막 주간, 추진단은 9월 22일부터 23일 이틀동안 출연할 단체들을 만나 극의 완성도 공연의 진행과정을 체크하고 지원하는 일이 크다. 개막 공연에 쓰일 곡의 작곡과 편곡도 어느 정도 갈무리되어가고 있다. 고창읍성과 읍성광장, 주변건물을 두루 활용해 극적효과를 최대하나 높이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설태종 단장과 심길수 총감독의 일이다. 소품팀은 회원이 운영하는 목공장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축성장면 재연을 위해 수천 개 성돌 모형을 하나하나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흑갈색 알이 촘촘한 스티로폼을 크기별로 잘라 토치로 그을려 최대한 진짜 성돌처럼 만드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 보존회원들이 참여해 품을 모아 진행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성돌을 들어올리는 거중기를 만드는 일도 그럴싸하게 추진되고 있다. 폐차하부 바퀴까지를 통째로 오려내 그 위에 나무로 틀을 올리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 너무 세련되어서도 너무 촌스러워서도 안되는 그 적절한 경계를 찾는 일이란. 소품 전반에 대해 책임지고 지원하며 진행하는 일은 라태원 팀장의 일이다. 한편으로 홍보 홈페이지 제작, 리플릿과 포스터 시안 작업에 맹렬하다.

     

    주간 해피데이는 앞으로 열네 차례에 걸쳐 고창야행 진행과정을 짧게나마 지상중계하려고 한다. 그 대강은 문화재 고창야행에서 선을 보이려는 여덟 가지 밤의 정취(八夜)에 대한 것이다. 팔야는 밤에 비춰보는 문화재 안팎의 이야기(야경, 夜景), 밤에 문화재와 함께 걷는 이야기로 이어지는 거리(야로, 夜路), 밤에 듣는 고창의 잘 개켜진 역사이야기(야사, 夜史)는 물론, 길거리풍물갤러리부터 판소리, 미술관투어로 이어가는 볼거리이야기(야화, 夜畵), 고창읍성 축성재현으로부터 한복체험, 버스킹으로 맛보는 고창이야기(夜說, 야설), 먹고 자는 야식(夜食)과 야숙(夜宿), 고창읍성 광장에서 고창전통시장을 이어 이틀동안 성대히 열리는 야시(夜市)에 이르는 여덟 가지 밤 테마다. 문화재청이 진행하는 이 야행의 부제 슬로건이 ‘역사를 품고 밤을 누비다’다. 고창읍성과 고창 문화재에 깃든 여덟 가지 밤의 빛깔을 맛보는 역사테마기행이다. 다음호부터, 야경에서 야시까지 싸목싸목 고창야행의 이야기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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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changnight
      2017년 7월 24일

      고창의 밤, 화려수수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야화(夜畵)

      문화재고창야행 지상중계 ④ 하늘과 땅 모두 바짝 타오르던 가뭄이 장맛비로 물러갔다. 반가운 비가 너른 들 고창 땅을 적시고 농부들의 시름을 덜어 주는 동안, 비 탓 고창야행추진단 소품팀은 잠시 한가한 일정을 보냈다. 그 사이 고창야행 홍보관련 일정 진행이 눈에 띤다. 고창야행 홍보는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 이루어진다. 오프라인 방식의 홍보는 야행 포스터와 리프릿, 거리 현수막으로 진행된다. 포스터가 고심 끝에 완성되어 다음 주 초면 제작을 마치고 고창야행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리플릿은 세부 프로그램 조정을 마치고 1차분이 다음 주 말경에는 배포될 예정이다. 고창 거리 곳곳에 휘날릴 현수막은 8월경부터 제작을 마치고 고창야행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것이다. 2017고창야행 포스터는 <문화재야행 in 고창>이라는 타이틀로 시작해, ‘사람과 자연, 문화가 공존 공영하는 고장! 천년 거슬러 오르는 달빛 대향연이 펼쳐집니다’라는 부제를 붙였다. 자연과 문화 사이에서 우리 선조들과 우리, 앞으로 우리 후손들이 견지해야할 바탕을 ‘공존공영’으로 잡아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것이다. 고창읍성이 메인 테마인 것을, 가운데 중심이미지로 두고, 그 위 9월 고창야행 즈음에 선운사를 물들이는 꽃무릇 붉은 모습을 도드라지게 밤하늘에 띄웠다. 밤의 고창읍성 좌우로는 축성재현모습과 오거리당산제 시연장면을 배치해 문화재야행의 커다란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 고창야행 포스터 > 고창야행이 수놓는 화려수수한 볼거리, 야화이야기 문화재 고창야행을 수놓는 <여덟 가지 밤의 정취(팔야, 八夜)> 가운데 이번엔 야화(夜畵) 다. 야화는 말 그대로 고창의 하늘과 땅, 사람이 빚은 볼거리들이다. <옛 풍물 길거리 갤러리>는 고창지역에서 농사짓기에, 집짓기에 옷과 일상용품을 지어내는 데 쓰였던 다양한 물건들의 한마당이다. 고창시장거리 문화체험거리에서 고창사람들의 손때 묻은 옛 물건들이 저마다 이야기를 흠뻑 머금은 채 관객을 맞을 것이다. <고창의 판소리 이야기 속으로>는 국내 유일한 판소리박물관, 고창판소리박물관에서 동리 신재효 선생의 유품과 만나는 시간이다. 더불어 다양한 판소리 자료들을 전시해 고창에 깃든 예향의 흔적을 세상 사람들과 나누게 된다. 영화 <도리화가>를 통해 신재효 선생의 소리 사랑과 소리꾼 양성에 들인 정성을 엿보았는데, 영화 밖 현실 공간에서 선생의 흔적을 접하고, 판소리 고장 고창의 진면목을 가까이 만나는 계기가 된다. <고창의 빛깔을 담은 미술관 투어> 고창에는 군립미술관이 있다. 향토 작가들이 전하는 고창의 빛깔을 야행기간을 통해 바깥 손님들의 눈길과 마주하게 된다. <지역문화유산전시>는 고창 안에 산재한 세계문화유산의 면모, 국가지정문화재, 도지정문화재들을 사진으로 만나는 자리이다. 고창문화의전당에서 50여점의 사진작품으로 고창의 자연과 사람이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이룩한 문화유산 하나하나와 대면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고창이야기로 펼친 야행 시네마스코프>는 고창의 작은영화관 동리시네마에서 열린다. 야행기간동안 고창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개봉작 영화를 통해 작은 문화공간의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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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changnight
      2017년 7월 24일

      밤의 고창, 알뜰한 풍경이 펼쳐진다, 야경(夜景)

      문화재고창야행 지상중계 ③ 고창야행추진단(단장 설태종)이 구체적인 걸음을 내딛은 지 이제 한 달, 야행추진단 사무실을 찾는 발길도 훨씬 많아지고 분주해지고 있다. 고창읍 다양한 사회단체들이 참가신청서를 마감하고 있다. 7월 한달이 지나면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고창군 전체로 참여가 확산되고 있다. 오거리당산제보존회(이하 보존회) 회원들이 주축인 축성재현에도 고창읍 여러 단체 회원들이 참여의사를 밝혀 보존회만의 행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고창읍민들이 참여해 함께하는 행사로 확장하고 있다. 고창읍성 광장에서 고창전통시장에 이르는 야시(夜市)에도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체험과 상품, 농산품 등 다양한 고창 특유의 먹을거리, 가질거리, 놀거리를 가진 개인과 단체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문의는 고창야행추진단 063-564-3354) 고창읍성 축성에 얽힌 대서사극(오페레타) 준비도 착착 진행중이다. 극에 쓸 거대 소품들 준비도 마무리단계다. 1,200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성돌은 물론이고 성돌을 쌓아올리는 기구인 거륜기며 지경석 제작도 정절에 달하고 있다. 8월부터는 보존회 회원은 물론이고 사전에 참여를 신청한 군민들이 대규모로 모여 오페레타 준비하는 장관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고창야행 여덟 가지 밤의 정취를 이끄는 밤풍경, 야경이야기 문화재 고창야행을 수놓는 <여덟 가지 밤의 정취(팔야, 八夜)> 가운데 맨 첫 차례를 장식하는 야경(夜景) 이야기다. 야경은 고창읍성 달빛산책, 월하향필月夜響筆, 누각다례樓閣茶禮, 월하향음月夜響音, 월하청음月下淸音, 백중야행百中夜行, 달빛감성月光感性으로 이뤄져있다. <고창읍성 달빛산책>은 지역해설사와 함께 고창읍성 안을 찬찬히 걷고, 성곽길을 걷는 행사다. 야경을 여는 첫 여정이 대표문화재 고창읍성을 산보하는 일이다. 본질에 충실하자는 뜻이다. 야행은 수많은 행사들이 함께한다. 고창을 찾는 이들에게 무언가 보여주어야 하니 겉치레를 소흘할 수 없어 그렇다. 그럴수록 본질을 잊지 말자는 취지다. 밤 서늘한 바람이 무더운 여름의 끝을 식혀줄 9월 하순의 고창읍성 성곽길을 차분한 해설과 함께 걸을 수 있는 기회다. 놓치지 마시라. < 월화향필에 선보일 혁필화 > <월야향필>은 필(筆)에 주목한다. 쓰기는 우리 본능이다. 표현하는 삶, 특히나 오랜 연원을 으로 우리 정서가 듬뿍 묻어 있는 전통혁필예술은 이미지와 글씨가 만나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혁필로 가훈을 써 서로 나누는 일, 가족단위 참가자들에게 남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전통시장 문화체험거리에서 열린다. <누각다례>는 차와 함께 밤을 누비는 프로그램이다. 그것도 고창읍성 안 풍화루에서다. 은은하게 스미는 차향에 더해 우리 전통음악의 선율에 몸을 실어보면, 그 자체가 ‘힐링’이리라. 다음은 <월하향음>, 소리 이야기다. 우리 시를 낭송으로 듣는 프로그램이다. 전통시장 문화체험거리를 누비며 김삿갓으로 분장한 시낭송가의 낭랑한 목소리로 우리 시의 향기에 취할 수 있다. <월하청음>은 마찬가지 소리되, 우리 시조 소리다. 고창예총 시조협회와 함께 우리 시조창 한 자락에 시간을 맡기는 프로그램으로 고창읍성 동헌에서 이루어진다. <백중야행>은 고창읍성 안 소광장에서 백중놀이로 즐길 수 있다. 고창보릿대춤연구회가 맡아 진행한다. <달빛감성>은 레인보우 브라스밴드의 웅장한 소리들의 협주에 취하는 자리로 동리국악당 잔디광장에서 소리들의 향연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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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changnight
      2017년 7월 24일

      마른 땅에 단비를 부르는 간절한 호소, 한여름 밤의 당산제 - 뿌리깊은 역사문화의 향, 고창문화재야행 추진단

      문화재고창야행 지상중계 ① < 오거리당산제 > 겨울 당산제를 지내던 사람들이 한 여름 다시 모인 까닭 밤새 쉴새없이 양수기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들판을 난무한다. 전국에 가뭄도 이런 가뭄이 없다는 가문 날이다. 한 방울 물기라도 모아 아직 가느다란 어린 모에, 이제 뿌리를 뻗고 이파리를 펼쳐가기 시작한 고구마에, 벌써 손가락만한 열매를 매단 고추에 끌어대어 한 모금이라도 목을 축이게 하기 위해서다. 실낱같은 생명 부지하기 위해서다. 물과 사투하는 이 염천(炎天)에 땀과 사투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창문화재야행을 준비하는 고창오거리당산제보존회(회장 설태종) 사람들이다. 한겨울, 대보름 전야 ‘올해 삿된 기운 물리치고 마을을 평화롭고 풍요롭게 하소서’ 당산제를 정성으로 치르는 사람들이, 한여름 땅을 태우는 열기 속에 팔 걷고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여덟 가지 밤놀이로 수놓는 문화재 야행 문화재 야행부터다. 야행(夜行), 밤놀이다. 기실 문화재란 지역마다 고유한 빛깔로 오래 사람들이 이야기를 다져온 것에 ‘재(財)’의 지위를 부여해, 잘 가꾸고 다듬어 다음 세대에 물려주자는 것이다. 꼭꼭 감추어 고스란히 보존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 한 결이 문화재 야행이다. 유형 무형으로 문화재에 깃든 이야기를 펼쳐 향유하게 하고, 나아가 지역경제도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그런데 밤이다. 도시로 사람이며 물산이 집중되면서 지역은 더 지역으로 갈수록 밤은 칠흑이다. 찾아오는 사람은 물론 거기 사는 사람들까지 두문불출로 활기를 잃어간다. 그 활기를 ‘문화재’로 되찾자는 뜻이다. 문화재 야행은 문화재를 밤과 만나게 하는 여덟 개의 키워드로 완성된다. 팔야(八夜)다. 팔야는 밤에 비춰보는 문화재(야경, 夜景), 밤에 걷는 거리(야로, 夜路), 밤에 듣는 역사이야기(야사, 夜史)로부터 먹고 자는 야식(夜食)과 야숙(夜宿)에 이르는 여덟 가지 밤 테마다. 부제 슬로건도 ‘역사를 품고 밤을 누비다’다. 밤을 누비는 사람들을 그러모으는 장렬한 프로젝트는 2016년 10개 도시에서 시작되어 올해는 열여덟으로 확대되었다. 서울, 인천, 수원, 청주, 공주, 부여, 강릉, 안동, 대구, 경주, 김해, 부산, 광주, 순천을 거쳐, 우리 전북에는 전주와 군산, 그리고 마침내 고창이다. 굳이 수식을 붙일 까닭이 없을 이름짜한 곳들이다. 고대로부터 도시화되어 그야말로 문화재 투성이인 곳이다. 마찬가지다. 굳이 따지지 않아도 열세가운데 열세, 고창이다. 고창 야행 주체, 오거리당산제보존회 이 물적 열세를 질적 보완으로 만회하려는 고창 야행 추진주체는 고창오거리당산제보존회다. 이제 오거리당산과 제, 보존회이야기다. 여느 지역의 사람들처럼 고창사람들도 공동체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공동체를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려는 노력이 시작되었을 터다. 홍수로부터 가뭄, 지진 같은 자연의 극한 위협이 훨씬 더 두려울 것이었다. 자연의 힘을 거스르지 않고 고을 사람들이 힘을 모야 위기를 극복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된 것이다. 그 한 형태가 오거리당산이다. 고창읍에는 동서남북, 중앙 다섯 군데 당산돌과 당산나무가 쌍으로 조성되어 있다. 조선 후기, 현재의 형태로 자리 잡게 된 것을 지난 1969년 중요 민속자료 14호로 지정했다. 한편으로 이렇게 형체를 빚어 거스를 수 없는 힘과 균형을 꾀했다면 그 형체를 둘러싸고 보이지는 않으나 거대한 기운을 모으는 것은 사람들의 몫이었다. 한해를 시작하는 대보름 전야, 사람들이 모여 재해(災害)는 달래어 쫓고, 풍성한 수확과 안녕을 부르는 의례를 이어간다. 무형 유형의 격식을 차려 온전히 보전하고 있는 전국 유일 오거리당산제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37호이며, 올해 36회째에 이르고 있다. 제47회 한국민속예술축제 출전하여 최우수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월 초 당산 동제를 이어가다, 정월대보름 전야에 중거리당산으로 향한다. 고창읍 시가지를 횡으로 종으로 가로지르는 줄행, 길꼬내기부터 시작한다. 참여자들은 중거리당산 앞에 정성으로 차린 제물(祭物)을 모으고 당산제를 올린다. 오거리당산제는 동부 서부 편을 갈라 연등 간대의 초롱불을 서로 먼저 끄려는 연등놀이(영등놀이), 줄 놀이(줄 시위굿, 줄 예맞이, 줄합궁, 줄다리기), 당산 옷 입히기, 달짚(달집)태우기, 쥐불놀이에서 절정에 이른다. 9월 하순 이틀 밤을 이어지는 장쾌한 드라마, 그리고 한겨울 오거리당산제를 마치고 그렇게 기원하던 안녕과 풍요를 위해 일터에서 전전해야할 사람들이 이 불 붙은 하늘아래 모인 까닭이, 문화재 야행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고창야행 추진단은 고창읍성 앞 관광안내소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9월 22일(금) 저녁 고창야행 개막공연 <고창읍성 축성 재현 오페레타>를 시작으로 고창야행 길꼬내기, 야밤 백중싸움, 고창읍성 달빛 답성놀이,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월하기원, 고창판소리마당, 길거리 만담놀이, 풍물 버스킹, 원님행차재현, 용줄꼬기에서 용줄드리우기로 이어진다. 고창의 담백알싸한 맛의 향연도, 한옥스테이 꿀잠도 곁들인다. 고창읍성 광장에서 전통시장으로 이어지는 야시(夜市)도 밤을 밝힌다. 9월 이틀 밤, 장쾌한 드라마가 펼쳐진다. 고창오거리당산제보존회 300여 회원가운데, 소품팀을 맡은 회원들이 그 축성재현오페레타에 쓸 굵직굵직한 성돌 만들기에 한창이다. 알이 조밀해 단단한 짙은 회색 스티로폼을 다 다른 크기로 잘라내고 불로 그을려 자연미를 살려내고 있다. 그냥 이벤트업체에 맡겨 편하게 제작하면 될 일, 이 뙤약볕에 일을 어렵게 하시는지, 원. “그게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아요. 우리나라 대개 축제들이 지역사람들의 역량을 키우는 일과는 멀게 진행돼요. 외부 전문 업체에 통짜로 맡기기 때문이에요.” 야행을 계기로 회원가운데 관련 업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노하우를 쌓고 지역 안에서 예산이 배분되는 효과도 누리는 것이라는 심길수 총감독의 말이다. 마른 땅에 단비를 부르는 기우제, 간절한 호소 수백 년 이어온 오거리당산제를 고을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서 정성을 다해 준비하던 방식 그대로다. 고창야행은 하루 이틀 반짝 열리고 끝나는 축제가 아니다. 수백 년 고창읍성과 오거리당산을 쌓고 다듬어온 사람들, 그 위에 야행이 놓인다. 그 뒤는? 고창 야행이 내건, ‘뿌리깊은 역사문화의 향을 되살려’ 살만한 고창, 명품 지역재생의 방향이 있다. “문화재 야행을 진행하는 18개 시군구 가운데 군 단위는 우리와 부여입니다. 당산제를 통해 고을민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고을에 닥친 어려움을 이겨낸 것처럼, 군민 전체가 힘을 모아 고창 야행이 고창의 저력을 보여주고, 지역 경제를 꽃피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고창 야행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함께해야지요.” 박우정 고창군수의 말에서, 뜨거운 땀으로 가문 하늘을 향해 시위하는 오거리당산제보존회원들의 모습에서, 300년 전 이 땅에 당산 돌을 쌓아 올린 앞선 사람들의 결기를 떠올린다. 마른 땅에 단비를 부르는 기우제, 제문의 간절한 호소(呼訴)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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